어느날 난 36.6k 라고 써진 정체불명의 기계를 들고 집으로 와 굉금과 함께 펼처진
하얀 글자들.
날 지금 이자리에 있을 수 있는 지식과 인맥을 부여해준 공간이였다.
내 인생에서 정말 감사한 일 중 손에 꼽을 수 있다.
하이텔의 GMA를 알게 되고 적절한 시기에 활동이 가능했던 것을.
난데없이 이 오래된 동호회의 이야기가 나온 것은 요즘에는 그런 동호회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울 뿐이다.
소속과 관계없이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나온 게임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하며
각자 생각하는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들. 때에 따라서는 몇명이 급조되어 구현해 보고도 했다.
자체적인 행사로 하는 정모는 막막한 인맥을 넓혀주었고
순수한 목적으로 열린 게임 공모전은 다양한 아이디어의 게임들로 감탄할 수 있었고
예비 스타 개발자의 등용문이 되기도 하였다.
일에 치여도 순수한 열정을 다시 불타게 해줄 수 있는 공간이 이제는 만들어질 수 없다는게
너무 아쉽고 동조하는 이들도 점점 적어진다는게 안타깝다.
이제는 지원자들이 대부분 몇백만원이나 하는 학원이나 대학을 통해서만 가능해진 것 같은
부분도 아쉬운 점 중 하나이다. 전문적인 교육 기관이 생긴다는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다른 방식의 등용문이 없어진게 아쉬울 뿐이다.
게임 산업이 커져서 천명이 가까운 개발사까지 나오고
개발에 관한 권리 문제로 회사와 개발자간 소송이 벌어지고
뉴스에서조차 게임 산업(전체적으로는 IT산업) 발전을 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이 시대에 산다는게
옛날과 비교해서 과연 행복한지 돌아보게 된다.
백날 내가 돌아본들 뭐가 되는건 아니고...
그냥 아쉽다. GMA가 더 커져서 아직도 커다란 조직으로 남아있었으면 좋았을걸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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